[아트코칭 S-11] "말레나 마녀사냥"

 [아트코칭 S-11]말레나 마녀 사냥  

                    조진웅과 쇼생크 탈출 이야기

"레드 희망은 좋은거야, 어쩌면 가장 좋은 걸지도 몰라"

"우리는 왜 타인에게 돌을 던지는가? (영화 '쇼생크 탈출'과 '말레나'로 본 마녀사냥)"

영화 쇼생크 탈출 앤디의 편지 "희망은 좋은거야"

프롤로그: 교도소의 나레이션, 

쇼생크탈출에서 레드(모건프리먼)이 복역 20년 째 가석방심사를 받는다. 그는 모범수였다. 심사관들이 형식적으로 묻는다.

“너는 교화되었느냐(Rehabilitated)?”

레드는 “나의 죄를 후회합니다. 완벽히 교화되었습니다”라고 진술한다.

결론은 부적격(Rejected)

30년째 다시 같은 질문으로 가석방 심사를 받는다. 레드는 비굴할 정도로 자신이 교화되었음을 역설하지만 결론은 마찬가지.

40년 째 심사에서 레드는 달라졌다. 체념이다.

"교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네 젊은이. 그런 말은 그저 꾸며낸 말이지. 정치가들이나 당신처럼 양복에 넥타이를 말쑥하게 맨 자들이 하는 말이지. 진짜 알고 싶은 게 뭔가? 내가 한 짓을 후회하냐고? 하루도 후회하지 않은 날이 없다네. 당신들이 그래야 한다고 강요했기 때문이 아냐. 죄를 짓고 체포되었을 때를 돌아보면 한 못나고 어리석은 젊은이가 처절하게 서있는 게 보여. 그 어리석음을 사죄하고 싶었어. 한순간 저지른 바보같은 짓에 대해. 그런데 이젠 그럴 수도 없어. 혈기 넘치던 젊은 놈은 간 데 없고 이제 쓸모없는 늙은이만 남았다네.

교화? 다 헛소리야. 그러니 부적격 도장이나 찍고 시간 낭비 하지 말게. 사실대로 말하면 난 아무런 상관이 없어.”

감옥은 교화시키는 곳이 아니라 체념을 가르치는 곳이었던 것이다. 먼저 가석방되었던 브룩스가 “이 벽들은 참 웃깁니다. 처음엔 싫어하다가 익숙해지고, 시간이 지나면 이 벽에 의지하게 됩니다. 그게 '길들여진다(Institutionalized)'는 거죠. 저는 이 벽 밖으로 나가서도 도서관 카드 한 장 발급받지 못할 늙고 낡은 사람일 뿐입니다.”라고 말했듯이.

레드의 체념을 확인한 심사관들은 가석방을 허용(Approved)했다.

우리는 전과자가 죽든 살든 별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한번 전과자는 영원한 전과자, 이 냉혹한 ‘낙인’의 비극성에 대해서는 영화를 볼 때나 한번 생각해 볼 따름이다.

레드는 먼저 가석방되어 출소했던 브룩스가 전과자라는 사회적 냉대에 부딛혀 목을 맸던 것처럼 그의 뒤를 따르려 한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쇼생크에서 먼저 탈출한 앤디 듀프레인이 레드를 위해 오번(Auburn) 근처 벅스턴(Buxton)의 한 건초밭에 편지를 숨겨두겠다고 한 것을 떠올린다.

거기엔 이렇게 씌어있었다.

"기억해, 레드. 희망은 좋은 거야. 어쩌면 가장 좋은 것일지도 몰라. 그리고 좋은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 (Remember, Red. Hope is a good thing, maybe the best of things, and no good thing ever dies.)" 앤디는 편지와 함께 자기를 찾아오도록 돈도 약간 남겼다.

오늘 저녁 식탁에 ‘조진웅’이라는 이름이 거론되었다. 나는 ‘배우 은퇴’라는 사회적 자살을 선택한 그에게 앤디의 편지를 찾아보라고 말하고 싶어졌다.

(Written by 이창우, Face book on 202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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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1.  '마녀사냥'의 그림자

지난 45년 직장 생활 동안 저도 ‘마녀사냥’에 노출된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줄곧 그런 이슈에는 관심이 쏠렸습니다.

대학원 시절, 최정점에 위치했던 아티스트 마이클 잭슨의 정신세계가 대중에게 무참히 유린되어가던 모습을 안타깝게 보았습니다. 그때 문학에세이 과제를 “선플 달아주기 운동”이란 제목으로 썼습니다.

“부정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 하지 못합니다. 부정문을 긍정문으로 바꿔주세요.”

'전쟁 방지 운동'을 '평화를 위한 운동'처럼 바꾸어 말하는 것처럼, 부정을 말할 때 부정은 더욱 강화된다는 믿음이었습니다.

미술을 전공하고 ‘아트코칭’으로 21년간 활동해 온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아티스트의 정신 세계는 퓨어(Pure)해야만 자신을 담아 온전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오염된 상태에서는 나 자신이 될 수 없기에 그렇습니다. 저 또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평범한 사람인 나도 그런데, 진정한 아티스트의 정신 세계는 우리 팬덤과 사회가 지켜줘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2. "나는 너보다 도덕적이다"

우리가 타인을 쉽게 단정하고 공격하는 심리에는 에고(Ego)가 있습니다. 에크하르트 톨레의 통찰은 이 지점을 정확히 짚어냅니다. (Ref.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우리 안에 에고는 “이런 일은 일어나면 안 돼”라고 말합니다. 에고는 잘못되거나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과 상황에 대해 자신을 도덕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올려놓습니다. 에고가 갈망하는 것이 우월감이며 그것을 통해 에고는 자신을 강화시킵니다.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것만큼 에고를 더 강화시켜 주는 것은 없습니다. 자신이 옳기 위해서 당연히 틀린 누군가가 필요합니다. 에고는 그것을 먹고 번창합니다.

우리는 ‘악을 뿌리 뽑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그것을 공격하는 것에 의해서는 결코 물리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에고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에고를 알아차리는 것뿐입니다.

3. 내 이야기 '폐쇄공포증'

고통은 고귀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톨레는 "고통의 불꽃은 의식의 빛이 된다. 고통을 초월하려면 고통에게 먼저 '예.'라고 말해야만 한다. 그것이 진리다"라고 말합니다.

저 또한 젊어서부터 이제까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흑백논리에 빠지곤 했습니다. 알아차리지 못한 채 에고와의 동행으로 인해 먼 과거와의 ‘트라우마’가 준 ‘폐쇄공포증’이 이 나이에도 남아있습니다. 한껏 자유로워져야 할 시기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왜?

심리학 공부를 하고 전문 코치로 21년을 활동했지만, 고통은 여전히 내 안에 존재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엔 7살 어린아이가 울고 있습니다”라는 진실입니다.

4. 영화 <Malena, 2000,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시칠리아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된 말레나의 비극적인 삶을 담아냈다>

영화 말레나


우리가 타인에게 쉽게 비난의 돌을 던지는 현상은 영화 <말레나>에 담긴 의미와 맞닿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작은 씨족 사회라면 돌을 던지기 어렵죠. 다 연결돼 있고 내가 누군지 사람들이 다 아니까. 간음 한 여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건, 내가 어떻게 사는지 내 사생활을 남들이 모르기 때문에 주장 하기 쉬운 도덕성.

그런데 그게 제일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게 SNS 공간이에요. 공간은 무한대로 확장돼 있고 그런데 광장에서 돌 던지는 사람도 서로가 누군지 모르기 때문에 타인에게 더 높아지는 도덕적 잣대. 그리고 내가 누군가에게 돌 던져도 잘못을 지적 하는 사람이 없는 SNS 공간. 그래서 언어의 고상 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 (알쓸별잡2 지중해편 2회 담소 중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타인에게 던지는 돌 대신, 언어의 고상함과 성찰의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희망은 좋은 거야"

배우 조진웅님의 사건에 대해, 저는 이것을 '마녀사냥'이라고 단정 짓지는 않으려 합니다. 다만, 이런 상황에 처한 당사자에게 고통을 통해 깨닫고 자신의 길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기회를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쇼생크를 탈출한 앤디가 레드에게 남긴 편지처럼, 우리 사회가 누군가에게 냉혹한 낙인 대신 ‘희망’을 심어주는 편지를 남기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Written by 이정화아트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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